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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송리 994, 오래된 시간의 풍경

  • 작성자전체관리자
  • 작성일2017-12-05 23:55:03
  • 조회수2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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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도 없는 부여에 집 하나만 보고 내려온 부부, 규암 ‘합송리 994’의 조훈(52), 김수진(47) 부부다.

이 부부는 지난 9월 11일 KBS 인간극장의 ‘우리는 오래된 집을 샀다’편에 출연하게 되며 유명세를 탔다. 부부의 귀촌은 이곳이 처음이 아니다.

신혼 때부터 ‘언젠가 시골에 내려가 살자’고 했었는데 좀 앞당겨져 5년 전 해남으로 갔었다. 이왕이면 시골에 내려가도 ‘조금이라도 젊으면 더 버티지 않을까’ 싶었단다.

그렇게 결정을 하고 바닷가에서 살고 싶다는 남편 훈 씨의 의견을 받아들여 해안가를 둘러보며 구석구석을 헤매며 비어있는 집을 찾았다. 비어있는 농가주택은 많았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살 수가 없어 지쳐갈 때 쯤 해남에서 겨우 구한 집이 부부의 첫 귀촌이었다.

수진 씨는 불을 끄면 눈앞의 손바닥도 보이지 않는 해남의 어두운 방이 무서워 반년간은 초를 켜고 잠이 들었다. 이에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문득 ‘내가 도시사람이긴 했구나’라고 느끼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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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부부가 해남에서의 3년 생활을 마치고 부여로 온 것은 오로지 집 때문이다. 부여에 대한 정보라고는 ‘궁남지가 크다’는 정도였다.
그러나 합송리 994, 그곳을 두 번째 봤을 때 이들 부부는 이미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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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색감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오래된 것에서만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부여에 자리를 잡은 부부는 한동안 직장을 다녀볼까, 농사를 지을까 고민도 했다. 그러나 이윤을 남기려면 대규모로 농사가 아니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침 당시 운영하던 블로그에 이런저런 고민과 생각을 써내려갔는데, 오래된 집, 낡은 집에 ‘로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집도 크니 별 생각 없이 ‘놀러오세요’라고 초대도 했지만 가정집이다 보니 편안하게 올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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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계기로 여러 가지를 고민한 끝에 부부는 서울에서 14년간 카페를 하던 경험을 살려 ‘합송리 994’라는 주소 그대로 카페를 열기로 했다.

그렇다 보니 애초의 계획과 달리 안채를 오픈공간으로 하고, 옛 창고를 거주공간으로 바꾸다보니 공사기간은 더 길어져 버렸다. 중간에 생각했던 공간디자인만 해도 금액에 따라서, 생활 동선에 따라서, 수십 번도 더 바뀌었다. 사실 일을 직접 하는 것보다 공사방법, 재료 등을 조사하는 기간이 배로 걸렸다.

합송리 994 오픈 후, 안채에서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이 있어도 공사는 끝나지 않았다.

“공사완료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다 끝난 것 같은데도 금세 또 고칠게 보여요. 새것도 곧 낡게 되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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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집 뒷 켠에는 훈 씨가 화초 등을 들여놓을 비닐하우스를 만들고 있다. 게다가 날이 추울 때면 처마 아래로 들어가 흙을 긁어내는 참새 탓에 늘 보수에 바빠 전쟁 같은 나날이 계속된다.

부부가 부여로 이사를 와서 제일 좋아한 사람은 수진 씨의 어머니였다. 고양에서도 멀지 않아 오가는데 부담이 없어서인지 주말에도 홍길동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해남에 계실 때는 한 번 오시고는 몸살이 나서 3년간 1번 밖에 다녀가지 못하셨단다. 애타는 마음은 수진 씨도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던지라 이 또한 최근에 누리는 행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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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남자가 더 이상 지붕에 못 올라 갈 때까지 오래도록 같이 이 집을 고쳐가면서 살고 싶어요.”

오래된 집 ‘합송리 994’에서 얻는 인연과, 가치. 그리고 소통으로 부부는 그들만의 방법으로 오늘도 조금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직접 집을 고쳐나가고 있다.




합송리 994, 오래된 시간의 풍경 사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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